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을 초청한 국빈 만찬에서 “우리 정부는 국제 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절된 남북 소통을 재개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길을 마련해나갈 것”이라며 “베트남도 이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 인사말에서 “금년은 한국의 광복과 베트남 독립 8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저는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베트남과 북한이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베트남은 중국과 함께 북한의 5대 교역국 중 하나이며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러시아와도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 중입니다.
이날 국빈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총수들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 금융계 인사들과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 최진식 심팩(SIMPAC)회장 겸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중견·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인사들도 참석했으며,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훈장과 감사훈장을 받은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안재욱 배우 등 학계, 문화계, 체육계 인사 등 총 66명이 동석했습니다.
이들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는 ‘나무 한 그루는 산을 이루지 못하지만 세 그루가 모이면 높은 산을 이룬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여러분께서 계속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럼 서기장은 2022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된 한국-베트남 관계를 두고 “이런 성과에는 양국 정부의 부단한 노력과 더불어 이 만찬 자리에 계신 양국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한-베 기업인들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기여가 있으시다”고 격려했습니다.
이어 “한국 속담에 ‘친구가 찾아오면 먼 길도 가깝다’는 말이 있는데, 베트남 속담에도 ‘친구란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정성으로 함께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런 문화적 유사성과 우정, 신뢰는 양국이 함께 번영과 국민 행복을 해나가기로 하는 데 소중한 공동 자산이자 튼튼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께서 국빈 자격으로 (베트남에) 방문해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트남 측에서는 럼 서기장과 함께 부인인 응오 프엉 리 여사, 응우옌 주이 응옥 당 중앙감찰위원회 위원장, 르엉 땀 꽝 공안부 장관, 판 반 장 국방부 장관 등 55명이 참석했습니다.
퓨전 한식으로 준비된 만찬 메뉴의 콘셉트는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후 경북 봉화에 정착했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활용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메뉴는 ‘봉화산 허브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삼색 밀쌈 말이’, ‘여름 보양 영계죽’, ‘봉화 된장소스를 곁들인 제철 민어구이’, ‘여름 쌈밥과 김치 스프링롤을 곁들인 봉화 한우 떡갈비 구이’, ‘메밀차와 홍시 크렘 브륄레’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건배주로는 2024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 한국와인 부문 대상을 받은 오미자로 밎은 스파클링 와인인 ‘오미로제 연’을 준비했습니다.
만찬 이후에는 베트남 전통 현악기 단버우 연주와 베트남 국립전통극단의 전통 쩨오 등 공연이 이어졌다. 럼 서기장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한국 음악가로 꼽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대표곡을 연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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